후주 현덕 6년, 십이선인은 평생을 바꿔 놓을 한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그의 서화에 감탄하고 솜씨를 높이 사며, 그 재능은 참으로 귀하니 반드시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고 했다. 그해 겨울, 십이선인은 가문에 전…
후주 현덕 6년, 십이선인은 평생을 바꿔 놓을 한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그의 서화에 감탄하고 솜씨를 높이 사며, 그 재능은 참으로 귀하니 반드시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고 했다. 그해 겨울, 십이선인은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촉비단 기술로 황룡포 한 벌을 지었다. 그날 이후 그는 대송 개국 황제의 눈에 들어 총애를 받게 되었다.
십이선인은 세상 이치를 잘 알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순진함이 남아 있었다. 그는 그 '올바른 곳'이라는 게 결국 남의 손에 놀아나는 인형 같은 것임을 몰랐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운이 따랐다.
이후 십이선인은 흰옷 차림으로 조정의 여러 일을 도왔다. 3년 전에는 오아 대함의 설계도를 바쳤고, 최근에는 살신출묘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얼마 전 그는 강남 사람의 손에 당궁우의 원단 한 자락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온 세상을 뒤져도 그 찬란함을 되살릴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십이선인의 마음이 움직였다. 재능은 올바른 곳에 써야 한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언젠가 그는 다시 한번, 그 우의가 지닌 진정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