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천은 낡은 표요 상기판을 들고 다니며, 오가는 여행객들과 종종 대국을 벌인다.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매 판마다 온 힘을 다해 수를 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젊은 시절의 그는 기물처럼 …
서상천은 낡은 표요 상기판을 들고 다니며, 오가는 여행객들과 종종 대국을 벌인다.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매 판마다 온 힘을 다해 수를 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젊은 시절의 그는 기물처럼 말을 달려 들판을 누비며 한때는 제법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그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의 그는 그저 서원에서 일하는 작은 관리일 뿐이고, 집에는 말썽꾸러기 어린 자식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듯, 사람도 상기판처럼 언젠가는 늙고 낡아가는 날이 오는 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