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빙백아는 그래도 성실하게 세 채의 작은 집을 돌보았다. 어느 날 깊은 밤, 방문이 두드려졌다. 찾아온 이는 향긋한 내음이 나는 여인이었다. 은은한 달빛을 밟고 들어온 그녀의 …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빙백아는 그래도 성실하게 세 채의 작은 집을 돌보았다.
어느 날 깊은 밤, 방문이 두드려졌다.
찾아온 이는 향긋한 내음이 나는 여인이었다. 은은한 달빛을 밟고 들어온 그녀의 쪽진 머리에는 금빛 작은 꽃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러 집의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처음으로 응해 준 사람이에요."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자입니다. 밤이 깊어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른데, 물 한 그릇 얻을 수 있을까요?"
빙백아는 눈을 비비며 예의 바르게 여인을 안으로 들였다.
찬장을 열어 보니 이 집의 물과 양식은 진작 떨어져 있었다. 어차피 여기에 머무는 일이 많지 않았으니까.
빙백아는 단지를 안고 허둥지둥 손님에게 사과했다.
"저, 죄송해요. 집에 물도, 먹을 것도 없어요. 잠깐만요, 지금 바로 찾아올게요!"
"천천히..." 손님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참 이상했다. 분명 자신이 주인인데, 저 여인은 의자에 단정히 앉아 여유롭고 태연한 기품을 풍기고 있었다.
어둠 속을 더듬어 집 뒤 강가로 가는데, 빙백아는 몇 번이나 넘어졌는지 모른다. 이상했다. 오늘 밤은 어둠이 짙어 길이 보이지 않았다.
빙백아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서야 겨우 강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물단지를 강물에 담갔다.
갑자기, 빙백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에 비치던 저 밝은 달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고개를 드니 하늘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 남아 있었다. 온 세상이 적막했고, 별들마저 목소리를 잃은 듯했다.
주위에는 자신의 심장 소리와 졸졸 흐르는 물소리뿐. 빙백아는 소리를 지르며 급히 집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