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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 나는 그와 혼인하지도 않고 눈길조차 주지 않으면 부모님과 함께 무사히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각성한 탓에, 그는 오히려 더 일찍 공주와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내가 없…

이번 생, 나는 그와 혼인하지도 않고 눈길조차 주지 않으면 부모님과 함께 무사히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각성한 탓에, 그는 오히려 더 일찍 공주와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내가 없었는데도, 그는 예전처럼 이품 벼슬까지 올라갔다. 물론 이번엔 공주가 몰래 도와준 덕이었다. 그 둘은 여전히 짜고 우리 집안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내 앞에서는 지극히 나를 사랑하는 척하며, 나와의 애틋한 인연을 말하면서도 밖으로는 내가 차갑고 무정하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었다. 흥, 보아하니 그저 나만 살아남는 것으로는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부모님의 운명까지 바꾸기 위한 다른 방법을 더 찾아야겠다... 문득 떠올랐다. 그가 전생 내 무덤 앞에서 했던 말이 있다. 내가 부모님께 그와 혼인하겠다고 말하고, 부모님이 허락해주신 바로 그날, 그는 뒷일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첫 번째 아내를 죽이도록 사람을 고용했다. 그래, 나는 그날이 되어서야 그에게 이미 아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과거에 급제한 뒤, 그녀에게 부귀영화를 안겨주겠다며 핑계를 대고 사람을 시켜 외딴 들판으로 데려가 몰래 목을 졸라 죽인 것이었다... 허, 참 잘도 숨겼지. 전생엔 내가 죽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었다. 하지만 이번 생엔 반드시 그보다 먼저, 그 무고한 부인을 구해내어 그녀와 함께 그 비정한 자를 단죄하고 말겠다. 하지만, 내가 그와 혼인하지 않는다면 이 일이 여전히 벌어질까? 나는 집안의 호위병을 데리고 몰래 확인하러 가보기로 했다. 그 부인은 참으로 아름다웠고, 누구라도 마음이 움직일 정도로 애처로워 보였다. 나는 밤까지 기다리며, 혹시 이번 생엔 무언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자기 하늘이 뒤집히듯 기운이 변하더니, 장사 하나가 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다. 역시나, 결국 일은 벌어졌다. 이번엔 내가 없어도, 공주가 있었지 않은가. 그의 아내가 마지막 숨을 내쉬기 직전, 나는 그녀를 구해냈다. 알고 보니, 이 모든 장면을 구황자가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전생에 그는 나에게 무심했고 늘 차갑게만 대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는 날 선 칼날을 숨기고 있는 자였다. 비록 총애받지 못했지만 결국 황제로 등극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나와 혼약했던 그 무인도 있었다. 전생의 나는 제멋대로 굴며 혼인을 파기했지만, 그는 끝내 구황자를 도와 즉위를 이루게 했고, 호국대장군이 되었다. 또한, 그 사람도 있었다. 그를 위해 시를 대필해주던 자. 지금은 초라한 몰골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잠시일 뿐, 훗날 그는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아 성상에게 직접 발탁되어 장원이 될 것이다. 단돈 삼문이면, 고서방 동인지회에 가입해 전권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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