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천 역참은 안서에서 서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하여, 문서의 전달과 군정 업무, 역마를 관장하던 중요한 거점이었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 서역 전역에 전쟁의 불길이 번지고 연락이 끊기자, 현천…
현천 역참은 안서에서 서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하여, 문서의 전달과 군정 업무, 역마를 관장하던 중요한 거점이었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 서역 전역에 전쟁의 불길이 번지고 연락이 끊기자, 현천 역참은 사막 한가운데 고립되어 더는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당시 역참장이 있었으나 그의 이름은 끝내 전해지지 않는다. 그는 홀로 군서를 짊어지고 동쪽을 향해 천 리 길을 떠났으나,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훗날 한 무역상이 옥문관 인근에서 구부정한 군복 차림의 노인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노인은 온몸에 가시덤불을 뒤집어쓴 채 슬피 울며 이렇게 물었다 한다. "그대는 현천 역참을 본 적이 있는가? 그대는 백두군을 아는가?"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로 여기고 아무도 그의 말을 상대하지 않았다. 이 일대에는 한때 사해를 항해하던 거대한 배가 있었다는 소문이 남아 있는데, 그 배에서 흐느끼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리다가 마침내 광풍 속으로 사라져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