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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지는 딸이 집을 떠난 지 오래되어 자신의 신발 치수를 잊었으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기쁜 마음에 깔창을 찾을 겨를도 없이 헐렁한 신발을 신은 채 바람처럼 딸을 만나러 갔다. 마지막 순간에야 그는…

난수지는 딸이 집을 떠난 지 오래되어 자신의 신발 치수를 잊었으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기쁜 마음에 깔창을 찾을 겨를도 없이 헐렁한 신발을 신은 채 바람처럼 딸을 만나러 갔다. 마지막 순간에야 그는 깨달았다. 이 신발은 예전 자신의 치수라는 것을. 이제 그는 늙었다. 사람이 늙으니 웅대한 포부도 쪼그라들었다. 거대했던 몸집도 날마다 허리를 굽히다 보니 야위고 작아졌다. 하지만 딸이 기억하는 것은, 여전히 그의 예전 큰 발이었다. 어린 딸을 안고 의원을 찾아갔지만, 무림 명숙의 산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기다렸고, 한순간 무릎을 꿇을 뻔했다. 무릎을 꿇었던가? 무엇이 그를 망설이게 했던가? 무릎이 아프다. 교교가 부르는 건가? 교교가 그때 뭐라고 했더라? 난수지는 생각하며 거석을 내리쳤다. 생각났다. 교교가 말했다. "우리 아빠는 경도장이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교교가 그랬지. 내가 위대한 영웅이라고. 난수지가 손바닥을 내질렀다. 바위가 갈라졌다. 반쪽짜리 경도장이, 다시금 강호에 출현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이 시쳇더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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