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가 가득 담긴 주머니. 입구의 매듭이 조금씩 풀려 있는 모양새가, 마치 주인이 길을 떠날 때 서두르느라 미처 단단히 여미지 못한 듯하다. 주머니 속 씨앗들은 저마다 제각각의 자취를 품고 있다. …
꽃씨가 가득 담긴 주머니. 입구의 매듭이 조금씩 풀려 있는 모양새가, 마치 주인이 길을 떠날 때 서두르느라 미처 단단히 여미지 못한 듯하다.
주머니 속 씨앗들은 저마다 제각각의 자취를 품고 있다. 어떤 것은 눈 녹은 물에 젖어 있고, 어떤 것은 거친 모래알이 섞여 있으며, 또 어떤 것은 누군가의 기록인 듯 먹물 자국이 깊게 배어 있다.
이 꽃씨들을 하나하나 수집했을 운방의 고단하면서도 지극했던 마음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