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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는 신을 믿지 않았다. 박랑사 장씨가 투룡간으로 기우제를 올리고 '하백'을 자처해 백성을 기만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본 뒤로는, 신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했다. 세상에 신이란 게 있다 한들 결국…

주우는 신을 믿지 않았다. 박랑사 장씨가 투룡간으로 기우제를 올리고 '하백'을 자처해 백성을 기만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본 뒤로는, 신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했다. 세상에 신이란 게 있다 한들 결국 요망한 잡귀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믿었다. 주우는 가면 앞에 엎드려 간절히 무언가를 빌고 눈물을 흘리는 백성들을 보며 들고 있던 화섭자를 꺼버렸다. "인간은 가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주우는 그제야 뒤에 서 있는 장가의 장남, 아니... 67대 '하백'을 발견했다. "믿음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입니다. 여협은 믿음이 있으십니까?" 장 공자가 물었다. "있죠. 하지만 저의 '믿음'은 하늘, 땅, 신불을 믿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믿는 것이에요." "훌륭하군요. '스스로를 믿는다'라." 장 공자가 던진 투룡간이 주우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언젠가 당신이 '하백'이 된다면 오늘 그 말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신불을 믿지 않고 오직 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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