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풀만 무성하여 황량한 마을엔 사람 온기 끊겼으니, 한평생 말을 몰아 달려온들 대체 무슨 공을 세웠단 말인가. 정답게 밥 짓던 연기와 세 끼 끼니, 규칙적으로 울리던 다듬이 소리. 이제는 말라버린 …
잡풀만 무성하여 황량한 마을엔 사람 온기 끊겼으니, 한평생 말을 몰아 달려온들 대체 무슨 공을 세웠단 말인가. 정답게 밥 짓던 연기와 세 끼 끼니, 규칙적으로 울리던 다듬이 소리. 이제는 말라버린 우물과 무너진 담벼락뿐, 추운 밤 까마귀만 피눈물 흘리며 우네. 전쟁의 불길은 옛날의 웃음소리를 앗아갔건만, 저 평범한 기와들은 여전히 누군가 돌아오기를, 영원한 평안이 찾아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