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인형의 얼굴은 이곳저곳이 벗겨져, 기억 속 그날의 흙빛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문득 어느 칠석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가족들이 당신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흙 빚는 법을 가르쳐주던 그날 말이…

인형의 얼굴은 이곳저곳이 벗겨져, 기억 속 그날의 흙빛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문득 어느 칠석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가족들이 당신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흙 빚는 법을 가르쳐주던 그날 말이다. 손안에서 조물조물 뭉쳐지던 흙덩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날카로운 검이 되었다가도 한 마리의 매가 되었고, 마을 어귀의 울창한 배나무였다가도 손에 닿지 않는 밤하늘의 별이 되기도 했다. 손바닥 위에서 조금씩 자라나던 흙덩이는 어느덧 자그마한 사람의 형상이 되었다. "이게 바로 커서 어른이 된 나야!" 그 작은 인형은 속으로 외쳤다. "세상에 거칠 것 하나 없는 당당한 대협이 될 테다!"

댓글

—
인형의 얼굴은 이곳저곳이 벗겨져, 기억 속 그날의 흙빛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문득 어느 칠석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가족들이 당신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