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난세에서 이름은 때로 빚이 되고, 피가 되며, 씻어낼 수 없는 과거가 된다. 그는 한때 그 이름으로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지만, 이제는 그 이름으로 조금이나마 …
그는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난세에서 이름은 때로 빚이 되고, 피가 되며, 씻어낼 수 없는 과거가 된다. 그는 한때 그 이름으로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지만, 이제는 그 이름으로 조금이나마 떳떳한 일을 하고 싶었다. 이를테면, 그의 진짜 이름조차 모르는 눈앞의 두 바보를 지켜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