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의는 당전 징수책의 시행을 전적으로 사판관에게 맡겼다. 이에 개봉부 안팎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이 판관이 일을 잘하긴 했지만, 너무 가혹한 구석이 있었다. 그가 이 일을 맡으면 자칫 도리…
조광의는 당전 징수책의 시행을 전적으로 사판관에게 맡겼다.
이에 개봉부 안팎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이 판관이 일을 잘하긴 했지만, 너무 가혹한 구석이 있었다. 그가 이 일을 맡으면 자칫 도리에 어긋날지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판관이 교묘하게 말재주로 새로 권력을 쥔 젊은 부윤의 마음을 얻었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조광의는 뜻을 바꾸지 않았다. 전쟁이 코앞인 지금, 무엇보다 빨리 일을 끝내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그 점에서 판관보다 나은 사람은 없었다. 백성을 다독이는 일은 승전 후 조정이 알아서 해결하면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의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판관이 자신을 꿰뚫어 보는 듯했고, 그의 말은 언제나 자기 생각을 정확히 짚었다. 마치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기 위해 나타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 낌새를 무시하지 못하고 판관 주변에 사람을 붙여 살폈다.
그러나 그들이 전해온 건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보고뿐이었다. 자신이 괜히 의심이 많은 걸까, 아니면 그 판관이 생각보다 훨씬 더 눈치 빠른 인물인 걸까.
다행히도, 당전 징수는 곧 마무리될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