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이별 뒤, 두 곳이 텅 비었네. 서너 달이면 다시 만날 줄 알았건만, 어느새 다섯 해 여섯 해가 지났구나. 겨우 재회하여 기뻐했거늘 다시 이별을 맞을 줄이야... 백미, 사존께서 '하나의 …
한 번의 이별 뒤, 두 곳이 텅 비었네. 서너 달이면 다시 만날 줄 알았건만, 어느새 다섯 해 여섯 해가 지났구나. 겨우 재회하여 기뻐했거늘 다시 이별을 맞을 줄이야...
백미, 사존께서 '하나의 목숨에는 하나의 대가가 따른다'라고 자주 말씀하셨지. 홍수가 닥치고 수금의 압박 속에 몰린 지금 그 말씀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도망치면 적에게 서신을 빼앗기고 독이 퍼질 테고, 남아서 지키면 성은 무사해도 우리는 모두 죽겠지.
내가 솔직히 고하고 머리를 조아리자, 한참을 침묵하던 수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어. '누이와 벗과 모두를 위해 함께 하겠네.' 나머지도 슬퍼하며 울었지만, 결국 다들 남기로 했다.
그 모습에 안도했지만, 후회도 일었어. 하지만 목숨 하나에 대가도 하나니까, 사랑하는 이와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목숨을 값으로 내걸 거야.
백미, 언젠가 이 서신을 되거든 마땅히 전해야 할 이에게 전해주렴. 독을 뿌리 뽑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백미, 부디 아프지 않고 한평생 무탈하고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