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춤 형제는 달안 정 씨의 난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 그 해 상희는 열일곱, 상락은 여섯 살이었다. 두 형제는 집안이 피바다가 되는 걸 목격했고, 일가친척들은 모두 떠돌이 도적의 칼에 죽음을 맞이…
사자춤 형제는 달안 정 씨의 난에서 살아남은 자들이다. 그 해 상희는 열일곱, 상락은 여섯 살이었다. 두 형제는 집안이 피바다가 되는 걸 목격했고, 일가친척들은 모두 떠돌이 도적의 칼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선함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력한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절망에 빠진 상희는 의식불명의 동생을 안고 허둥지둥 도망쳤지만 힘이 다해 강에 빠지고 말았다. 그들을 건져낸 이는 마침 근처를 지나던 귀문 거리 육살 곤요였다. 깨어난 상락은 일어난 일을 모두 잊어버렸다. 상희는 더 이상 과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의 악함을 깊이 깨달았고 당장은 원한을 갚을 수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묵묵히 삼키고 곤요의 수하인 사자춤 형제단의 일원이 되었다. 순례를 빌미로 은인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며 은밀히 적절한 기회를 기다렸다. 언젠가는 이 세상의 악을 향해 그가 잃은 모든 것을 되찾을 것이다. 설령 그 대가로 자신 또한 악의 일원이 된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