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년 전 역병이 막 번지기 시작했을 무렵, 소무는 여동생 소합을 위해 목숨을 걸고 안개숲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불행히도 병을 얻고 말았다. 이후 육병관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완치되지 않았다. …
팔 년 전 역병이 막 번지기 시작했을 무렵, 소무는 여동생 소합을 위해 목숨을 걸고 안개숲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불행히도 병을 얻고 말았다. 이후 육병관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완치되지 않았다.
이 년 전 홍수가 난 그날 밤, 홀로 이성을 잃지 않았던 소무는 상기생이 건넨 열쇠를 움켜쥔 채 스스로 마지막 길을 택했다.
그는 다가오는 죽음 앞에 서서, 어둠이 희미한 빛을 집어삼키는 순간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끝내 목숨을 잃었으나, 한 치의 원망도 품지 않았다. 땅속에 가둔 역병은 곧 지상에 남은 가족들의 평안을 의미했고, 그것이야말로 그의 간절한 바람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