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는 책을 싫어한다. 안일비가 천자문을 들고 와서 이름을 지어 주려 했지만, 도도는 멀리서 먹 냄새를 맡자마자 벌떡 일어나 흔적도 없이 달아났다. 그렇게 한동안 집은 있지만 무명 고양이로 지냈다.…
도도는 책을 싫어한다. 안일비가 천자문을 들고 와서 이름을 지어 주려 했지만, 도도는 멀리서 먹 냄새를 맡자마자 벌떡 일어나 흔적도 없이 달아났다. 그렇게 한동안 집은 있지만 무명 고양이로 지냈다.
그러다 안일비가 저울을 가져와 고양이들의 몸무게를 재려 했을 때 상황은 달라졌다. 다른 고양이들은 쭈뼛거리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빴지만, 도도만은 저울 주위를 맴돌며 발로 이리 두드리고 만지작거렸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모습이었다.
도도의 발이 가장 작은 저울추를 두드리자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일비가 그를 향해 '도도'라고 부르자 고양이가 야옹야옹 대답했다. 마침내 그 귀한 입을 연 것이다.
장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도량형 관리를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는 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