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삼베에 싸여 있는 증표에는 여전히 검붉은 핏자국이 배어 있었다. 이것은 황제가 내린 하사품인가, 죽은 자가 섬기던 옛 주인의 유품인가. 아니면 새로 부임한 장군이 가로챈 거짓된 영광인가. 즐…
거친 삼베에 싸여 있는 증표에는 여전히 검붉은 핏자국이 배어 있었다.
이것은 황제가 내린 하사품인가, 죽은 자가 섬기던 옛 주인의 유품인가. 아니면 새로 부임한 장군이 가로챈 거짓된 영광인가.
즐비하게 널린 병사들의 시신 사이에서 어쩌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뜨거웠던 피는 결국 차가운 눈보라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그들은 분명 무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살아생전에도,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 뒤에도.
다만, 그 목소리를 들어줄 이가 아무도 없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