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주의 지하 격투장 안은 열기로 들끓었다. 싸우는 자들은 투지가 넘쳤고,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설추의 마음은 딴 데 있었다. 이곳의 소문은 오래전부터 들었고, 언젠가 한 번쯤 와보려…
농주의 지하 격투장 안은 열기로 들끓었다.
싸우는 자들은 투지가 넘쳤고,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설추의 마음은 딴 데 있었다.
이곳의 소문은 오래전부터 들었고, 언젠가 한 번쯤 와보려고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그땐 구류문이 막 세워진 때라, 나설 틈조차 없었다.
지금도 사실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
그는 발을 멈추지 않은 채, 맞은편 장사의 주먹을 피하면서도 속으로는 구류문의 골치 아픈 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몇 번이나 피하자 장사는 허점을 보였고, 설추는 손바닥 한 방으로 그를 쓰러뜨렸다.
설추는 손을 비비며 살짝 들떴다.
이번 판에 제법 많은 돈을 걸었고, 자신이 이길 거라 믿었다.
앞으로 반년은 술 걱정 없을 것이다.
"나와 겨뤄라."
관중들의 환호를 찢는 듯한 괴이한 목소리가 울렸다.
순식간에 장내가 조용해졌다.
설추는 눈을 가늘게 뜨고, 검은 옷을 입은 사내를 바라봤다.
팔이 여섯 달린 괴물 같은 형체였다.
바로 농주의 괴물, 진삼이었다.
진삼의 몸놀림은 기묘하고 잔혹했다.
그의 이름만 들어도 무사들이 벌벌 떨 정도로, 농주 무도장에서 그를 상대할 자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설추는 고개를 살짝 들어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든 귀신이든, 그의 변환술 앞에서는 곧 진짜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