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불길 속으로 향한다. 어떤 잎은 잎맥마다 가문과 나라의 원한이 깊게 새겨져 있고, 어떤 잎은 눈처럼 가벼워 고향 산자락의 푸른 안개를 머금고 있다. 잎사귀들은 허공을 맴…
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불길 속으로 향한다.
어떤 잎은 잎맥마다 가문과 나라의 원한이 깊게 새겨져 있고, 어떤 잎은 눈처럼 가벼워 고향 산자락의 푸른 안개를 머금고 있다. 잎사귀들은 허공을 맴돌며 흩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리 지어, 때로는 홀로 외로이 저 멀리 불타오르는 하늘을 향해 흘러간다.
불길이 닿기 전 그 잎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거둔다면, 어쩌면 바람 속에 숨겨둔 잎사귀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