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가 하늘을 뒤덮어 걷기조차 힘들던 어느 날, 당신은 옥문관 밖 끝없이 펼쳐진 사해를 걷고 있었다. 입과 목이 타들어 갈 즈음 한 모래언덕의 그늘에서 사람 하나쯤 들어갈 만한 마른 우물 하나를 발…
황사가 하늘을 뒤덮어 걷기조차 힘들던 어느 날, 당신은 옥문관 밖 끝없이 펼쳐진 사해를 걷고 있었다. 입과 목이 타들어 갈 즈음 한 모래언덕의 그늘에서 사람 하나쯤 들어갈 만한 마른 우물 하나를 발견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곳은 당신이 마두촌의 우물 파는 사람을 도와 우물 안 등잔을 찾아주었던 곳이었다. 그 순간, 우물 속에서 희미한 물소리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의 선택은... [우물 안은 깊고 어두우니 분명 뭔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등잔에 불을 밝히고 숨을 죽인 채 조용히 나아갔다. 한 줄기 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손에 든 등잔불이 위태롭게 흔들리더니, 끝내 꺼지고 말았다. 다행히 앞쪽에서 누군가 횃불을 들어 어둠을 몰아냈다. 수로를 따라가 보니 임시 거처가 하나 나타났다. 그곳의 사람들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마두촌의 과거와 안서군의 '음마지'라 불리던 곳의 웅장함,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우물 파는 이들의 노력, 그리고 한 협객의 도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당신은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등잔이 존재하는 한, 우물에서는 맑은 샘물이 끊임없이 솟아나고 사람들의 희망도 절대로 메마르지 않으리라 믿었다. 대대로 등불을 밝혀온 그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토록 맑은 물이 우리 곁을 흐를 수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