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반이 난오를 위해 만든 약 주머니. 난오가 앓는 몽괴의 독 증상을 완화해 준다. 난오는 고통이 자신을 깨어 있게 한다며, 진정 작용이 있는 약재는 절대 넣지 말라고 고집했다. 하지만 소반은 아무…
소반이 난오를 위해 만든 약 주머니. 난오가 앓는 몽괴의 독 증상을 완화해 준다.
난오는 고통이 자신을 깨어 있게 한다며, 진정 작용이 있는 약재는 절대 넣지 말라고 고집했다. 하지만 소반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처방대로 아무도 구분할 수 없는 약가루를 가득 채워 넣었다.
좋은 의원은 환자의 말을 듣지 않는 법. 설령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무공이 뛰어난 환자라 해도.
난오는 운이 좋았다. 보살 같은 마음씨와 천부적인 의술 재능을 지닌 소반을 만났으니.
난오는 또한 불행했다. 당시 소반이 수월 선생이라 불리기까지는 아직 수십 년의 세월이 필요했으니.
결국 난오는 수많은 사람을 살린 소반의 일생에서, 처음으로 살리지 못한 환자가 되었다.
여러 해가 지나 청계관을 이끌게 된 수월 선생은 제자들에게 난오의 이야기를 해주려다 수없이 입을 다물곤 했다.
좋은 의원은 환자의 말을 듣지 않는 법. 그러나 그녀는 난오가 '주워 온 딸'이었으니까. 그녀의 '몸종 꼬마'이자 '벙어리 꼬마'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