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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은 산벼랑 아래에서 행낭을 꾸리고 있었다. 행낭을 다 꾸릴 때쯤이면, 위로 올라간 친구 녀석이 떨어져 내릴 시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농조아가 벼랑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며 …

협객은 산벼랑 아래에서 행낭을 꾸리고 있었다. 행낭을 다 꾸릴 때쯤이면, 위로 올라간 친구 녀석이 떨어져 내릴 시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농조아가 벼랑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며 정확히 협객의 정강이를 쓸어 찼다. 협객의 머리는 뒤에 막 꾸려 놓은 행낭에 처박혔고, 그 혼란을 틈타 농조아의 발이 협객의 옆구리를 냅다 걷어찼다. 덕분에 두 사람은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빠지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졸지에 옆구리를 얻어맞은 협객이 멍한 얼굴로 허리를 짚으며 일어났다. 그는 제 앞에서 호쾌하게 웃어젖히는 농조아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어째서 떨어진 놈은 멀쩡하고, 밑에 있던 나만 만신창이가 된 거냐! 어쩌다 보니 그리됐네. 고의는 아니었어. 그놈의 부러진 칼 두 자루를 들고 기어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오르겠다더니, 나더러 밑에서 기다리라 한 건 결국 나를 인간 방석으로 쓰려던 속셈이었군. 덕분에 잘 쉬었네. 칼도 아주 부러졌으니, 이제 더는 안 올라가려고. 관문은 통과하지 않고? 농조아는 손에 들고 있던 두 자루의 칼을 발치에 꽂았다. 량주가 이토록 넓고 하서가 이리도 광활한데, 나 혼자 관문을 넘은들 무슨 소용이겠나. 내 평생을 다 바쳐서라도, 반드시 모두가 함께 관문을 넘을 방법을 찾아내고 말겠네. 이 칼들은 나를 대신해 이곳에 남아 매일 대산관을 바라보게 해 두마. 농조아는 몸을 돌려 량주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협객은 서둘러 행낭을 챙겨 그의 뒤를 쫓았다. 모두 다 함께 관문을 넘겠다고? 협객은 품에 안은 물건을 바라보다가 앞서가는 친구의 기개 넘치는 뒷모습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 물건을 저 녀석에게 맡겨도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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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은 산벼랑 아래에서 행낭을 꾸리고 있었다. 행낭을 다 꾸릴 때쯤이면, 위로 올라간 친구 녀석이 떨어져 내릴 시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