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장인은 불견산 암곡 출신으로, 금속을 다루는 공예에 가히 독보적이었다. 본래 성은 장 씨이나, 당보 연간에 대장의 반열에 오르며 아라는 호를 얻었다. 그는 장인으로 지내는 동안 셀 수 없이 많…
아 대장인은 불견산 암곡 출신으로, 금속을 다루는 공예에 가히 독보적이었다. 본래 성은 장 씨이나, 당보 연간에 대장의 반열에 오르며 아라는 호를 얻었다. 그는 장인으로 지내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검을 주조했으나, 마음 한구석에는 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자신이 만든 검들이 비록 견고하고 날카롭기는 하나, 검에 서린 정수만큼은 고대의 명장 풍호자나 구야자의 경지에 비할 바가 못 됨을 늘 한탄하였다. 이에 도를 구하고자 스스로 칼을 뽑아 머리카락을 자르고, 씻지 않은 삼베옷과 헝클어진 머리로 일 년을 버티며 정진하였으나 끝내 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마침내 결단을 내린 그는 고대 주조 명가들의 유적을 찾아 기이한 물과 희귀한 광석을 구하러 길을 떠났다. 산을 내려가 남쪽으로 향한 뒤로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나, 인편을 통해 청봉검 한 자루를 전해왔다. 검신에는 '만물의 정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이 검과 함께 은밀히 검을 부리는 법을 남겨, 훗날 인연이 닿는 후학이 이를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