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해와 고현은 생사를 함께한 벗이었다. 팔준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었다. 한때는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먼저 등을 돌린 것은 구월해였다. 그들이…
구월해와 고현은 생사를 함께한 벗이었다. 팔준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었다. 한때는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먼저 등을 돌린 것은 구월해였다.
그들이 갈라선 이유에 대해서는 사랑이 미움으로 변했다느니, 얻지 못한 것을 탐했다느니 하는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만약 구월해가 이 소문을 들었다면, 분명 침을 뱉으며 욕을 했을 것이다. '다 헛소리 집어치워!'
구월해가 보기에,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한 소녀 때문에 그들의 우정에 너무 많은 것이 얽혀버린 것이다.
고현과 그 소녀에게는 둘만의 비밀이 있었고, 그에게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왜 말없이 떠났는지, 왜 유독 그에게만 솔직하지 못했는지.
다시 만난 고현에게서는 들풀처럼 무성한 씁쓸함만이 느껴졌다.
'네가 이겼다.'
구월해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먼저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