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형은 어디서 온 고양이인지 알 수 없으며 그 나이 또한 알려진 바 없다. 스승이 눈대중으로 헤아려 보건대 묵성 서당에서 머문 지 이미 십여 년은 족히 되었을 듯했다. 털빛은 먹과 같고 그 자태는…
연 형은 어디서 온 고양이인지 알 수 없으며 그 나이 또한 알려진 바 없다. 스승이 눈대중으로 헤아려 보건대 묵성 서당에서 머문 지 이미 십여 년은 족히 되었을 듯했다. 털빛은 먹과 같고 그 자태는 벼루를 닮았다. 제자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라 여겨져, 모두가 그를 연 형이라 불렀다. 연 형의 눈에 든 후학이 있다면, 그가 벼루를 갈 때 연 형이 곁을 지켜준다. 벼루 가는 소리와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어우러지고 먹물과 고양이 털빛이 하나가 되니, 참으로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