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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경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은혜를 갚겠다며 그들의 가족을 죽였으니, 그들도 복수를 위해 칼을 들고 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강호의 일은 언제나 돌고 돈다. 누군…

여진경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은혜를 갚겠다며 그들의 가족을 죽였으니, 그들도 복수를 위해 칼을 들고 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강호의 일은 언제나 돌고 돈다. 누군가는 은혜를 갚고, 누군가는 원수를 갚는다. 결국 목숨은 또 다른 목숨으로 갚게 되어 있다. 다만 아쉬운 건, 그 대가를 치를 날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는 거였다. 짐을 정리하고, 그 사람과 함께 남쪽으로 떠날 틈조차 없었다. 그녀는 이번 생에서 참 많은 얼굴로 살아왔다. 신비롭고 알 수 없는 검객 월신이었고, 정의를 외치던 의협들을 베는 사악한 자였으며, 비밀을 홀로 품은 사람, 그리고 빚을 진 사람이기도 했다. 하지만 삶의 끝자락에서 그녀는 더 이상 그 누구도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고 싶었다. 꾸밈없이, 처음 그대로의 여진경으로. 마치 그녀가 손수 심은 꽃들처럼. 달을 향해 피어나는 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 아무것도 보지 못해도 여전히 달에게 고개를 숙인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그녀가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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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경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은혜를 갚겠다며 그들의 가족을 죽였으니, 그들도 복수를 위해 칼을 들고 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