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으로 가는 관문에 허물어진 담벼락이 가로놓여 있다. 이곳은 한 명이라도 지키고 있으면, 만 명이 온다 한들 뚫을 수 없다고 하여 한때 천하의 목구멍이라 불렸던 곳이나, 지금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진천으로 가는 관문에 허물어진 담벼락이 가로놓여 있다. 이곳은 한 명이라도 지키고 있으면, 만 명이 온다 한들 뚫을 수 없다고 하여 한때 천하의 목구멍이라 불렸던 곳이나, 지금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풀밭이 핏자국과 말발굽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곳을 장악한 용무군은 왕래하는 모든 것을 호시탐탐 노리고, 협객들은 마치 풀숲을 스치는 바람처럼 날쌔게 은원을 좇는다.
깊디깊은 옛길, 그 아래 묻힌 것은 화살촉인가, 아니면 기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