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께 그날 밤, 불당에서 숙부와 밀담을 나눈 지도 어언 십이 년이 흘렀습니다. 그때 숙부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녹백아, 네가 이 깃발을 받았으니, 내 너에게 세 가지 일을 부탁하마.…
숙부께
그날 밤, 불당에서 숙부와 밀담을 나눈 지도 어언 십이 년이 흘렀습니다.
그때 숙부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녹백아, 네가 이 깃발을 받았으니, 내 너에게 세 가지 일을 부탁하마."
저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제가 온 힘을 다한다면, 세상에 못 이룰 일은 없다 믿었던 까닭입니다.
당부하신 세 가지 중 첫 번째는 백성들이 배곯지 않게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변방의 평안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풍년이 들면 길금을 녹여, 여섯 가축의 번성을 기원하는 예물을 주조해 장안으로 보내겠다 숙부와 약조하였지요. 그러자 숙부께서는 네 가지만으로도 족하니, 길금은 아껴두었다가 백성들의 농기구를 만드는 데 보태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앞선 두 가지 일을 마치면 알려주겠다고 하셨지요.
이제 변방의 밭두렁 사이로 백성들이 새로 심은 싹이 푸르게 돋아나기 시작했고, 량주 또한 되찾았습니다. 숙부께서 맡기신 두 가지 일은 모두 마쳤는데... 끝내 일러주지 않으셨던 세 번째 일은 대체 무엇이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