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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백은 화공에게 진천에 와서 구경하라 했지만, 이 한 장의 구경거리는 눈보다도 차가웠다. 그는 지난날 받은 서신들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글자 하나하나가 또렷했고,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찔렀다. 화…

방백은 화공에게 진천에 와서 구경하라 했지만, 이 한 장의 구경거리는 눈보다도 차가웠다. 그는 지난날 받은 서신들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글자 하나하나가 또렷했고,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찔렀다. 화공은 한참이나 낡은 서신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종이에 구멍이라도 낼 기세였다. 묻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옛 벗은 이미 곁에 없었기에 한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 어쩌면 그는 방백이 곁에 없어서 다행이라 여겼는지도 모른다. 마주 앉아 작별을 고해야 했다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했을지 몰랐을 테니까. 생각해 보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버림받은 것은 자신인데,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 또한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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