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룡산은 높아 별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묵산도의 선배 관산월 부부가 혼례를 올린 밤, 고자안이 노래 한 곡을 바쳤다. 아마 음치였던 탓일까, 뜻밖에 천상의 이변을 일으켜 별비가 하늘 가득 쏟…
봉룡산은 높아 별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묵산도의 선배 관산월 부부가 혼례를 올린 밤, 고자안이 노래 한 곡을 바쳤다. 아마 음치였던 탓일까, 뜻밖에 천상의 이변을 일으켜 별비가 하늘 가득 쏟아졌다. 산속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경이로워했으나, 훗날 이 산의 수많은 이들이 다시는 함께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첨율이 제비를 뽑기 전날 밤, 아내 풍서와 함께 산꼭대기에 앉아 삼경까지 머물렀다. 그는 아내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으나, 생사와 겨뤄야 한다면 자신이 먼저 떠나길 원했다. 마음을 굳힌 탓에 안색이 평소와 달랐고, 그는 그저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훗날 풍서는 등불을 타고 도망쳐 평생을 별을 보고 풍수를 살피는 일에 바쳤고, 다시는 산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밖의 묵문 제자들 중 봉룡산에 남은 자는 서른다섯 명이었다. 이들 또한 부엌 뒤뜰이나 서각 지붕 위 등 산 곳곳에서 별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밤, 화살비가 달을 가렸다.
누군가는 쓰러질 때도 그의 눈에는 여전히... 별이 보였다.
이 길을 후회하는가?
묵문 제자는 의를 위해 살고 의를 위해 죽으니, 후회는 없다.
이 길의 보람은 무엇인가?
다만 후세 사람들이 밤길을 걸을 때, 조금 더 많은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