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수말 당초, 강호에는 웃는 부처상이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불상을 본 자라면 누구도 예외 없이 도둑을 맞기 일쑤였다. 강호가 아무리 넓고 조정의 권세가 아무리 높다 한들, 그 도적 앞에서는 모…

수말 당초, 강호에는 웃는 부처상이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불상을 본 자라면 누구도 예외 없이 도둑을 맞기 일쑤였다. 강호가 아무리 넓고 조정의 권세가 아무리 높다 한들, 그 도적 앞에서는 모두가 속수무책이었다. 전해지기로 이 도적의 이름은 전묘수이며, 도둑질에 남다른 손재주가 있어 그가 훔치고자 하는 보물은 설령 해와 달일지라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한다. 무덕 2년, 강호의 고수들은 전묘수를 지명수배하여 마침내 패릉의 언덕에서 포위하게 된다. 달빛이 높은 하늘을 비추던 그 밤, 강호의 고수들은 전묘수를 궁지로 몰았다. 그 순간, 전묘수의 '허공섭물'을 외치는 소리와 함께 고수들의 손에 든 무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내 천지가 암흑에 잠기더니 달마저 검은 그림자에 삼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림자가 걷히고 달빛이 다시 비출 때, 전묘수는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남은 것은 멀리 평지 위에 가지런히 쌓인 무기들뿐이었으니, 그 형상은 다름 아닌 웃는 부처상이었다. 그 뒤로 전묘수가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어떤 이는 그가 용왕채에 은거했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그가 이미 속세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고 말한다. 다만 한 가지, 그의 절기 허공섭물만은 강호에 전해지고 있다.

댓글

—
수말 당초, 강호에는 웃는 부처상이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불상을 본 자라면 누구도 예외 없이 도둑을 맞기 일쑤였다. 강호가 아무리 넓고 조정의 권세가 아무…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