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 서신으로 안부를 전하오. 얼마 전, 이 늙은이가 부윤 대인을 따라 서당을 둘러볼 일이 있었소. 그런데 서당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단정히 앉아 책에 푹 빠져 있더군.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협객, 서신으로 안부를 전하오.
얼마 전, 이 늙은이가 부윤 대인을 따라 서당을 둘러볼 일이 있었소. 그런데 서당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단정히 앉아 책에 푹 빠져 있더군.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말이오. 대체 어떤 글이기에 저 말썽꾸러기들이 이리 집중하는지 궁금하여 물었더니, 아이들이 읽고 있던 책이 다름 아닌 그대가 얼마 전에 선물한 책이라더군.
그래서 또 이 책들이 뭐가 그리 좋으냐고 물었지. 그러자 아이들이 너도나도 떠들어대는데, 그제야 알겠더군. 그대가 아이마다 어울리는 책을 따로 골라주었다는 것을. 참으로 보통 정성이 아니오. 게다가 이 늙은이가 그대와 아는 사이라 하니, 아이들이 꼭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해 달라 졸라대더이다.
다만 막상 무슨 말을 전하면 되겠느냐고 물으니, 이 녀석들이 부끄러워하며 말을 잇지 못하더군. 그래서 이 늙은이가 한 가지 꾀를 내었다오.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게 해서 서신에 함께 봉했소. 이 늙은이는 절대 몰래 보지 않았으니 무엇을 썼는지 물어도 답할 수 없소!
아, 그리고 아이들이 그림 몇 점도 함께 전해 달라 하더이다. 책을 읽고 느낀 걸 그린 것이라고 하더군. 아이들 말로는 협객이야말로 자기들이 본 사람 중 가장 안목이 뛰어난 분이니 분명 자신들의 이 대작을 알아봐 줄 것이라 하더이다.
하하, 앞으로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 있으면 협객을 찾는 게 틀림없이 정답이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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