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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라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채영을 따라 북벌에 나섰다. 어린 딸을 돌볼 사람이 없을까 염려한 한 아버지는 연라를 친구인 호창익에게 맡겼다. 연라는 어릴 때부터 도에 대한 남다른…

한연라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채영을 따라 북벌에 나섰다. 어린 딸을 돌볼 사람이 없을까 염려한 한 아버지는 연라를 친구인 호창익에게 맡겼다. 연라는 어릴 때부터 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을 보였다. 어느 날, 이원 제자들이 다섯 살 난 연라 앞에서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자, 호창익이 화를 내며 꾸짖었다. 그런데 연라는 울거나 화내지 않고, 오히려 장자의 말을 들어 호창익을 달랬다. "만물의 처음을 살피면 본래 태어난 것도 아니고, 형체도 없으며, 기조차 없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섞여 있던 혼돈 속에서 기가 생기고, 그 기가 변해 형이 되고, 형이 변해 생명이 생기지요. 그리고 다시 변해 죽음이 됩니다. 이는 봄·여름·가을·겨울이 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 순간, 호창익은 어린 소녀에게서 스승 한상자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는 스승에게 배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연라에게 전했다. 연라는 총기가 남달라 무용과 음악에서도 일찍 재능을 드러냈고, 특히 소를 잘 불어 젊은 나이에 이미 이원의 육대명인으로 꼽혔다. 다만 이 아이는 이원에서 자라 세속의 기운이 부족했고, 동문들 사이에서는 은근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선녀'라 불렸다. 호창익은 그녀를 '천하행자'로 세워 함께 여러 곳을 떠돌며 세상을 배우게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연라가 세상을 알면 알수록, 그녀의 음악은 점점 더 맑고 쓸쓸해졌다. 점쟁이의 말처럼, "화개봉태극, 십령견동자"라 하여 사명을 안고 내려온 선녀로서 인간 세상과는 연이 없고, 사명을 다하면 하늘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라 했다. 이 작은 선녀를 이 세상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이가 있을까. 호창익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적어도 자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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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연라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채영을 따라 북벌에 나섰다. 어린 딸을 돌볼 사람이 없을까 염려한 한 아버지는 연라를 친구인 호창익에게 맡겼다.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