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은 한 장의 첩보를 적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목숨을 부지할 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그는 무구탑의 승려들이 적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극도의 공포 때문이었는지,…
정건은 한 장의 첩보를 적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목숨을 부지할 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그는 무구탑의 승려들이 적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다. 극도의 공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양심의 가책 때문이었는지, 정건은 미쳐 버렸다. 그는 평생을 삼중 석계 위에 갇힌 채 살아가며, 가슴에 남아 끝내 지워지지 않는 핏자국을 닦아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