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협의 비범한 식견과 구슬 같은 필력은 익히 들었으나, 어젯밤 우연히 <궁정 비사>를 얻어 읽으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고, 그제야 소문이 헛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소협께서 쓰신 기행은 소재의 …
소협의 비범한 식견과 구슬 같은 필력은 익히 들었으나, 어젯밤 우연히 <궁정 비사>를 얻어 읽으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고, 그제야 소문이 헛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소협께서 쓰신 기행은 소재의 기이함이 실로 보기 드뭅니다. 마치 흑룡의 구슬을 가로채 오면서도 털끝 하나 상하지 않고 돌아온 것 같으니, 참으로 기이합니다! 또한 책 속에는 진귀한 영물과 기이한 화초, 해괴한 사건들이 가득하여 제가 평생 듣도 보도 못한 궁정 비사의 으뜸이라 할 만했습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만을 옮긴 것이 아니라, 세상을 마음으로 꿰뚫어 평설을 얹고 붓 끝에 영혼을 담아 그려내니 가히 신묘한 경지에 이르셨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번뇌는 사라지고 오직 큰 깨달음만이 남으니, 참으로 "흥이 무르익어 붓을 드니 오악이 흔들리고, 시를 이루니 웃으며 창해를 비웃네"라 할 만합니다!
이처럼 정묘한 작품을 먼지 속에 묻히게 둘 수는 없는 법. 전 이미 결심했으니 반드시 이 책을 간행하여 천하 방방곡곡의 서점에 널리 퍼뜨릴 것입니다. 서신과 함께 견본 한 권을 보내오니, 부디 붓을 멈추지 말고 사방을 유람하며 그 원대한 기록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