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지 대왕은 마을에서 가장 영리한 강아지였다. 녀석은 사람들 틈에서 자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을 귀신같이 골라내곤 했다. 하지만 그해 섣달그믐 밤만큼은 소당주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못하게 했다…
강이지 대왕은 마을에서 가장 영리한 강아지였다. 녀석은 사람들 틈에서 자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을 귀신같이 골라내곤 했다.
하지만 그해 섣달그믐 밤만큼은 소당주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못하게 했다. 오히려 피리를 불며 강아지 대왕을 놀려 대기까지 했다. 결국 강아지 대왕은 조용한 곳을 찾아 거위우리 안으로 슬그머니 숨어 들어갔다.
그런데 마침 그때, 축국공 하나가 말우리를 넘어 울타리를 지나더니 정확히 강아지 대왕 발앞까지 또르르 굴러왔다.
강아지 대왕은 눈이 번쩍 빛났다. 녀석은 공을 덥석 물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와글와글 소리를 지르며 뒤쫓아갔다.
순식간에 말은 히힝거리고, 거위는 꽥꽥 울고, 아이들은 우르르 달려가고,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강아지 대왕은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시끌벅적하고 뜨거운 기운으로 가득 찬 긴 행렬이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녀석은 의기양양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얼마나 좋은가! 이 섣달그믐 밤 최고의 흥겨움은 바로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