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께 삼가 올립니다. 소자가 밖으로 떠돈 지도 어느덧 수년이 흘렀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어린 나이에 큰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났으나, 몰아치는 비바람과 험난한 여정 속에서 이제야 비…
아버지, 어머니께 삼가 올립니다.
소자가 밖으로 떠돈 지도 어느덧 수년이 흘렀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어린 나이에 큰 뜻을 품고 고향을 떠났으나, 몰아치는 비바람과 험난한 여정 속에서 이제야 비로소 현천 역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은 끝없는 대사막이 펼쳐진 장엄하고도 기이한 절경이나, 고향을 그리는 까마귀의 마음처럼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은 늘 가슴속에 맴돕니다.
아버지께서는 이제 연세가 높으시니 부디 평소에 몸을 아끼시고 마음 쓰는 일에 힘을 빼지 마십시오. 어머니, 겨울이 다가와 마당의 붉은 감이 익어가겠지요. 부디 그것들을 모두 따지 마시고 한두 개는 새들을 위해 남겨두어, 겨울날의 운치를 더하시길 바랍니다.
유독 어린 시절 어머님이 만들어주셨던 달콤하고 쫄깃한 밤떡이 사무치게 그리워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혹여 시간이 나신다면 하서 현천 역참으로 조금만 보내주십시오. 소자의 깊은 향수를 달래줄 유일한 위안이 될 것입니다.
삼가 문안드리며
아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