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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혜약은 아직 어린 동자승이었다. 그땐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는 일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믿음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이 스님이 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었고, 그게 전부였다. 그…

아주 오래전, 혜약은 아직 어린 동자승이었다. 그땐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는 일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믿음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이 스님이 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었고, 그게 전부였다. 그는 반쯤밖에 외우지 못한 경을 중얼거리며 자심산원에서 하루하루 스님 노릇을 했고, 하루 종일 종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묘선이라 불리는 선사가 찾아와 그의 스승이 되었다. 그때 혜약은 처음으로 어쩌면 세상 어딘가에 진짜 부처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비롭고,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그런 존재 말이다. 스승은 그에게 경 읽는 법을 가르쳤고, 부처가 자기 몸을 버려 굶주린 호랑이를 먹이고 모든 중생을 구제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승의 불빛은 정말 그의 마음속까지 닿는 것 같았다. 그는 처음이자 진심으로 부처님을 믿게 됐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으며 모든 중생이 사랑받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누구보다 독실한 제자가 되어 아침저녁 예불과 독송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렇게 묘선의 첫 제자가 되어 늘 스승 곁을 지켰다. 그러다 그는 스승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세상을 속이는 스승의 거짓 속에서 자신도, 중생도 모두 이용당했음을 깨달았다. 그의 연약한 믿음은 산산이 부서졌고, 마침내 그 기이한 보랏빛 꽃을 받아들였다. 혜약은 조용히 웃었다. "선이든 악이든, 혜약의 모든 건 스승님에게서 비롯된 것..." 스승님, 우린 정말 천명으로 이어진 사제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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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혜약은 아직 어린 동자승이었다. 그땐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는 일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니었다. 믿음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이 스님이 되면 밥은 먹고…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