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신발보다 조금 더 큰 신발 한 켤레. 촘촘한 바느질 사이에는 오래전 말라붙은 핏자국이 남아 있다. 어쩌면 공작관을 차지하기 위한 그 대결에서, 그것이야말로 '영원'에 가장 가까운 선택이었는지도…
여느 신발보다 조금 더 큰 신발 한 켤레. 촘촘한 바느질 사이에는 오래전 말라붙은 핏자국이 남아 있다. 어쩌면 공작관을 차지하기 위한 그 대결에서, 그것이야말로 '영원'에 가장 가까운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신발은 개원 8년 어느 아침, 어머니의 손으로 완성되었다. 그날 오후 흙 속에 묻혔고, 그날 밤 주인이 다시 파내어 신고 고향을 떠났다. 먼 길을 떠돌며 더러워지면 씻고, 해지면 기워 신었다. 그렇게 여러 해 동안 고향 주변을 맴돌았지만, 끝내 그 땅을 다시 밟을 용기는 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다시 이 객잔을 찾았고, 그날 오후 옛 친구의 소지품을 그녀의 방에 내려놓은 뒤, 그날 밤 조용히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