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약란은 현덕 5년에 이름을 떨쳤다. 그 해, 전조의 학사 도곡이 조정의 명을 받고 금릉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도곡은 대국의 위세를 믿고 강좌를 업신여기며, 단호한 태도로 굴복하지 않았더라. 수개…
진약란은 현덕 5년에 이름을 떨쳤다.
그 해, 전조의 학사 도곡이 조정의 명을 받고 금릉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 도곡은 대국의 위세를 믿고 강좌를 업신여기며, 단호한 태도로 굴복하지 않았더라. 수개월 후, 중주 이경이 징심당에서 연회를 열고 유리로 만든 큰 잔에 가득 술을 부어 도곡에게 권하였으나, 도곡이 오만하게 돌아보지 않았네. 중주가 슬피 부르짖으며 나라가 망할 것이라 여겼다.
이에 약란을 연석에 불러 현을 튕기며 한 곡을 연주하게 하고, 향을 우려 술을 따라 도곡에게 바치게 하니, 도곡이 얼굴빛을 바꾸며 마셨고 취해 널브러지고 토하면서도 그만두지 않았네. 주변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다투어 만나보았으나, 그 사람이 아름답긴 했지만 천상의 미인은 아니라고 여겼더라. 그러나 연회가 끝난 뒤에도 모두가 황홀함에 취한 듯 꿈속에서도 그녀의 풍모를 잊지 못했네.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으니, 가녀린 꽃도 말을 풀면 풍정이요, 미인은 곳곳마다 혼을 빼앗는 법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