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은 자신이 구월해와 이렇게까지 멀어질 줄은 몰랐다. 처음엔 그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될 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둘의 우정은 뜻밖의 방식으로 시작되어, 뜻밖의 방식으로 끝났다. 인연이란 결국…
고현은 자신이 구월해와 이렇게까지 멀어질 줄은 몰랐다.
처음엔 그와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될 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둘의 우정은 뜻밖의 방식으로 시작되어, 뜻밖의 방식으로 끝났다. 인연이란 결국 사람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모든 일의 시작은, 그 여자아이가 먼 길을 떠나기 전 고현에게 남긴 한마디였다. '구월해 오라버니한테는 말하지 말아 줘요.'
그건 오해도, 갈등도 아니었다. 그저 구월해가 위험에 휘말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구월해 오라버니가 알면, 분명 같이 가겠다고 난리일 거예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달라요. 늘 침착하고 절제하니까요.'
그래, 그는 늘 절제했다.
그래서 그녀의 비밀을 지켰고, 멀어져 가는 그녀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결국 그녀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 여자아이의 자취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었고, 구월해에게는 끝내 말하지 못한 비밀로 남았다.
왜 말하지 못했을까. 하나는 그녀와의 약속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그가 너무 미안했기 때문이다.
진실을 찾은 뒤에야 친구에게 전하려 했지만, 구월해가 돌아섰을 때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국 혼자 끝없는 세상을 떠돌며 진실을 좇았다.
세월이 흘러, 고현은 마침내 그 답을 찾았다.
하지만 여자아이의 해골을 조심스레 품에 안는 순간 깨달았다. 그 답은 오히려 그 수수께끼보다도 더 무겁고 말하기 어려운 진실이었다.
어떤 거짓은, 한 번 입에 올리면 평생 짊어져야 한다.
분노한 구월해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쓰라린 이야기를, 끝내 혼자 가슴속에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