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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중 창고야말로 황성 안에서도 가장 인기척이 없는 곳일 것이다. 분위기는 음산하기 짝이 없고, 쌀과 밀가루, 기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살아 있는 사람보다 곡식이 더 많아 보일 지경이다. 그래…

이 궁중 창고야말로 황성 안에서도 가장 인기척이 없는 곳일 것이다. 분위기는 음산하기 짝이 없고, 쌀과 밀가루, 기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살아 있는 사람보다 곡식이 더 많아 보일 지경이다. 그래도 이곳은 경비가 비교적 느슨해 한숨 돌리기엔 그만이다. 다만 뜰이 너무 고요해 오래 서 있으면 오히려 등골이 오싹해질 지경이니, 파수꾼들은 이 기나긴 밤을 어떻게 견디는 걸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군기고가 나온다. 멀리서 장창과 무거운 갑옷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살벌한 기운이 확 끼쳐온다. 그런데 그 살벌한 기운 속에 묘하게도 술 냄새가 섞여 있다! 향이 깊고 진한 걸 보니 분명 황실에서 내린 좋은 술이다! 이제 그만 써야겠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한 모금 맛보지 않는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난 먼저 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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