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은, 그가 심옥이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거였다. 나쁜 소식은, 그녀는 정말 '이야기 듣는 것'만 좋아했다는 거다. 그가 연희 거리 노점에서 어렵게 구한 물건들도, 그녀…
좋은 소식은, 그가 심옥이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거였다.
나쁜 소식은, 그녀는 정말 '이야기 듣는 것'만 좋아했다는 거다.
그가 연희 거리 노점에서 어렵게 구한 물건들도,
그녀는 하나도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더 많은 이야기,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녀가 이야기를 들을 때 짓는 그 웃음,
그건 처음 봤던 웃음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그 웃음을 좋아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는 밤새 생각했다.
소부에서 도망치던 그날, 그는 마치 새장에서 날아오른 새 같았는데,
하필 그날 밤 누군가 그 새에게 모이를 던져줬다.
그럼 좀 더 머물러도 되지 않을까.
사람에게는 한 끼의 은혜가 있다지만,
내 건 그만한 것도 아니지.
새 모이 한 줌의 은혜랄까.
뭐가 됐든, 그는 그냥 그녀가 조금이라도 웃었으면 했다.
진심이었다.
그녀가 다시 우울해지면 어떡하지?
예전엔 늘 슬퍼 보여도 그렇게 살아왔잖아.
근데 지금은 달라.
뭐가 다른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봤지만 뚜렷한 답은 없었다.
다만 그녀가 웃을 때면 소역 자신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기분 때문이라며
며칠 밤낮을 심부 근처에서 맴돌았다.
"강호 안 가?"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심옥의 미소는 밤의 몇 순간뿐이었고,
가끔 그가 오가는 걸 바라보다가도 멍해질 때가 있었다.
그는 그녀의 슬픔이 궁금했다.
그래서 시녀들의 수다에 귀를 기울였고,
죽은 듯 고요한 심부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는 고개를 들어 뜰을 봤다.
너무 조용해서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 답답한 곳은 심옥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
'내가 여기 산다면 지붕이라도 걷어 올려서,
새소리 한 번 들리게 해야지.'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새장 속 참새도 지붕만 벗으면 용이 될 수 있지. 용중작이라 했지."
그는 스스로 흡족하게 웃었다.
용은 바다로, 참새는 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그렇게 설명을 덧붙이면,
심옥이 더 자주 웃지 않을까.
"이봐! 이번엔 가는 거지?"
"조금만 더 기다려 봐."
"네 이야기는? 어떻게 하려고?"
이야기도 중요하지...
그런데 어쩌지?
그 이야기를 그 사람에게만 들려주고 싶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