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고, 생사 또한 명에 따르는 법이다." 석돌이를 키운 사내는 늘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하지만 난 하늘도, 운명도 믿지 않아." 어린 석돌이는 늘 마음속으로 그렇게 반박했다…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고, 생사 또한 명에 따르는 법이다." 석돌이를 키운 사내는 늘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하지만 난 하늘도, 운명도 믿지 않아." 어린 석돌이는 늘 마음속으로 그렇게 반박했다. 그는 하늘을 믿을 수도, 운명을 따를 수도 없었다. 하늘이 그에게 준 건 최악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그걸 믿는 순간, 그는 영원히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인 무리에 속한 한 사내가 석돌이에게 또 다른 운명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기연은 하늘과 운명의 천적이지." 그 사내는 말했다. "그리고 그 기연이란 게 바로 '옥석 거래'이야." 그날 이후 석돌이는 그 사내를 따라 세상을 떠돌았다. 그러나 부가 쌓일수록 그는 진짜 기연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마음 깊은 곳의 미묘한 욕망을 살짝 이끌어 주기만 하면 사람은 스스로 길을 찾는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언제나 통제 불능의 결말이었다. 그것이 석돌이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짜릿한 쾌감을 안겨 주었다. 저 높은 곳에 있는 권력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떠도는 부평초 같은 사람들의 고통을 알지 못한다. 그는 그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진흙탕 속에서 고된 운명을 헤매는 모습을 지켜보며 통쾌했다. 그리고 고개 숙이며 살아가는 백성들에겐, 살짝 밀어주어 그들이 가지 위로 날아오르고 하늘을 거슬러 운명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대부분의 시간, 그는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세상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았고, 그들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 쾌감을 즐겼다.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고, 생사 또한 명에 따르는 법이다. 이번엔 그가 하늘이 되어, 그들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 비록 그는 설추의 땅을 빌리며 과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 가야 할 길이 따로 있는 법. 그는 그저 옆에서 살짝 방향만 틀어 주었을 뿐이니, 누구도 그를 탓할 수는 없다.

댓글

—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고, 생사 또한 명에 따르는 법이다." 석돌이를 키운 사내는 늘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하지만 난 하늘도, 운명도 믿지 않아." 어린 석…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