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숲이 있다. 오직 안개가 가장 자욱한 밤에만 솟아난다. 옛말에 이르기를 오직 마음이 진실한 자만이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옛날에 한 어리석은 공자가 있었는데, …
세상에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숲이 있다. 오직 안개가 가장 자욱한 밤에만 솟아난다. 옛말에 이르기를 오직 마음이 진실한 자만이 살아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옛날에 한 어리석은 공자가 있었는데, 우연히 그 숲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안개 속에서 한참 헤매던 그는 자신이 계속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가 그는 폐묘 십여 채를 발견했다. 규모가 너무 작아 무엇을 모시는지도 알 수 없었다. 가진 것이 없던 그는 숲속의 물건들을 제물로 삼아 모든 폐묘에 절을 올렸다. 그러자 어찌 된 영문인지 숲을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숲을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인 그 순간, 그는 자신의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그림자야말로 진정한 제물이었고, 영원히 숲에 남겨지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미치광이가 되었고, 누구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