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천 역참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거칠던 바람과 모래가 점차 잦아든다. 조금 더 나아가면 밥짓는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외침과 상인들의 흥정 소리가 뒤섞여 제법 북적이는 기운이 감돈다. …
현천 역참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거칠던 바람과 모래가 점차 잦아든다. 조금 더 나아가면 밥짓는 연기가 천천히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외침과 상인들의 흥정 소리가 뒤섞여 제법 북적이는 기운이 감돈다.
마을 북쪽에는 오래된 우물 수로 하나가 있는데, 과거에 파 놓은 칸얼징 우물이라 전해지며, 지금도 맑은 물을 공급해 주고 있다. 옥문관 일대는 오랫동안 가뭄에 시달려 온 탓에 이런 우물이 더없이 귀했고, 그로 인해 이곳은 '칸얼징'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바람과 함께 산다.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읽고, 모래바람이 일어났다 사그라지는 때를 헤아릴 줄 안다. 누군가 그 비결을 묻자, 그들은 현천 역참 쪽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비결 같은 건 없소이다. 그저 바람 속에 오랜 세월을 기다리다 보니, 바람의 언어를 조금 알게된 것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