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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연은 무상황에게 시작이자 끝이었다. 어릴 적 그는 부모를 따라 형연에 왔지만, 병으로 부모를 잃은 뒤에는 버드나무처럼 가냘픈 여인에게 거두어졌다. 그러나 그 여인도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눈…

형연은 무상황에게 시작이자 끝이었다. 어릴 적 그는 부모를 따라 형연에 왔지만, 병으로 부모를 잃은 뒤에는 버드나무처럼 가냘픈 여인에게 거두어졌다. 그러나 그 여인도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녀가 눈을 감던 날, 형연의 꽃잎이 눈처럼 흩날렸고, 백발의 사내가 그 낙화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그날이 바로 무상황이 그 사내와 처음 말을 나눈 순간이었다. 사내는 '무결무상'이라는 뜻으로 그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날 이후 무상황은 그에게 목숨을 바쳤다. 마치 이름을 얻은 짐승이 주인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형연을 떠난 뒤 무상황은 거의 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 아이를 품에 안은 낯선 남자에게 졌다. 주인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지만, 그는 그 안에서 분명 실망을 읽어냈다. 안 돼요, 주인님. 실망하지 마세요... 전 여전히 주인님이 말씀하신 그 무결무상한 제왕입니다. 그는 스스로 형연으로 돌아가 그 여인의 무덤을 지키며 맹세했다. "천 명의 목을 베기 전엔,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 십수 년이 흐르고, 이제 단 한 명만 남았다. 한 사람만 베면, 다시 주인에게 증명할 수 있었다. 자신이 무상황임을, 주어진 이름에 걸맞은 자임을, 한 번도 실망시킨 적 없음을. 그런데 왜... 무상황은 무겁게 땅에 쓰러졌다. 흐릿해진 시야로 얼굴을 올려다보며 손을 뻗었다. 영원히 닿지 않을 멀고 희미한 그림자를 향해. 그러나 그의 손끝은 결국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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