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께: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하는데, 밖에서 분주히 다니시며 식사와 일상은 잘 챙기고 계신지요? 떠도는 처지이다 보니 소식을 전하기도 쉽지 않소. 몇 번이나 근황을 묻는 서신을 쓰려고 했지만, …
협객께:
요즘 날씨가 오락가락하는데, 밖에서 분주히 다니시며 식사와 일상은 잘 챙기고 계신지요?
떠도는 처지이다 보니 소식을 전하기도 쉽지 않소. 몇 번이나 근황을 묻는 서신을 쓰려고 했지만, 서신이 닿을 즈음엔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나셨을까 염려되어 망설였소. 그러던 차에 어제 영행촌에서 겪은 일을 하나 들려드리고자 하오.
동문 한 분을 만났는데, 외모가 저와 아홉 할이나 닮았을 뿐 아니라 이름도 똑같이 '석경천'이라 하더군. 더 기이한 것은, 그가 말하는 지기 또한 청하 출신이라는데, 이름이 $C$L$PN$C라 하였소.
천하가 넓다 하나 이런 우연은 참으로 드문 일, 아마도 '인연'이라는 두 글자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듯하오.
그 석 형은 요 며칠 의원 앞을 여러 번 지나면서도, 매번 청계관 제자들에게 의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소.
내가 왜 의술을 배우려 하느냐 묻자, 집안의 벗이 늘 밖에서 협객의 일을 하며 위험한 곳을 드나드니 자주 다쳐 돌아온다고 하더군. 자신도 기황의 도를 조금이라도 익힌다면 그를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였소.
진심 어린 말을 듣고 보니 결국 같은 문파 사람인지라 그냥 둘 수 없어 내가 대신 의원에 들러 의술을 조금 배워볼까 하오. 혹 배움에 진전이 있다면, 훗날 협객께서 다치실 때도 내게 맡기셔도 되겠지요.
돌아오는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으니, 부디 걱정하지 마시오.
석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