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름지기 진심을 다해야 한다." 사진의 부모님은 그의 이름에 그런 뜻을 담아 지어 주셨다. 가업을 잇는 성실함과 진실한 마음을 지닌 이 강남 청년은 이웃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장사꾼이었다.…
"사람은 모름지기 진심을 다해야 한다." 사진의 부모님은 그의 이름에 그런 뜻을 담아 지어 주셨다.
가업을 잇는 성실함과 진실한 마음을 지닌 이 강남 청년은 이웃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장사꾼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앙성에서 사진의 사업을 탐내기 시작했다.
평범한 백성이 벌 수 있는 돈이라면 미앙성 또한 벌 수 있었고, 미앙성이 벌 수 있는 돈이라면 결코 남에게 양보하지 않았다.
생계를 잃은 그는 집안의 물건을 하나씩 팔아치울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몸에 걸친 누더기 옷 한 벌만 남을 때까지. 거리로 내몰려 개들과 먹이를 다투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한때 누렸던 체면 따위는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그저 살고 싶었다. 그는 수십 명의 인파를 뚫고 동궐 공자가 던진 옥결을 거머쥐었다. 눈에 흐르는 피가 시야를 가렸으나 그는 옥결을 높이 치켜들었다. 이것만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알았기에 원수의 물건이라도 상관없었다. 심지어... 그는 미앙성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온무흔이 이름을 묻자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사짐'이라 답했다. 지금까지의 삶이 모두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심 따위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다짐했다. 남들이 독하다면, 그는 그보다 더 독해지면 된다고. 그는 이제 다른 삶을 살고자 했다. 황금 마차 위에서 옥결을 던지는 자가 되어 모두가 자신을 신처럼 우러러보게 하리라 맹세했다.
그는 기어코 해냈다. 고고하던 동궐 공자가 진흙탕처럼 물에 빠지는 꼴을 보았으나 온무흔은 여전히 그를 멸시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단 말인가? 온씨 가문이 대대로 재물신 노릇을 하는 꼴을 그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미앙성의 무공 비급을 훔쳐 수금루의 주인을 찾아갔고 두 개의 새로운 신분을 얻었다.
수금루의 현림 장사와 개봉부의 판관.
이 두 신분이면 천하의 새로운 재물신이 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