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지금 경성에서 새로 등용된 한림원 대학사였다. 그가 손님을 불러 술잔을 기울이던 그날, 나는 산실에서 산모와 아이가 함께 죽는 비극을 맞았다. 공주가 내 남편을 탐냈고, 그는 권세를 좇기 위…
남편은 지금 경성에서 새로 등용된 한림원 대학사였다. 그가 손님을 불러 술잔을 기울이던 그날, 나는 산실에서 산모와 아이가 함께 죽는 비극을 맞았다. 공주가 내 남편을 탐냈고, 그는 권세를 좇기 위해 공주와 안팎으로 손을 잡아 눈앞의 장애물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그리고 그 장애물 중 가장 큰 존재가 바로 나였다.
그들은 산파를 매수해 나를 독살했다. 내 불쌍한 부모님은 진실을 전혀 모르고, 그를 끝까지 믿고 따랐다. 그는 공주의 세력을 등에 업기 위해 내 집안의 권세를 하나씩 빼앗았고, 결국 부모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외로운 혼이 되어 그 모든 진실을 똑똑히 지켜봤다. 내가 죽은 뒤에서야, 그는 내 무덤 앞에서 진실을 털어놓았다. 모두가 거짓이었다. 전부 다... 거짓이었다.
내 이름은 심초초. 상국부에서 가장 존귀한 적통 아가씨였다. 그리고 내 남편, 제안욱. 그는 본래 초라한 진사 출신이었다. 우리 부모님의 전폭적인 뒷바라지가 아니었다면, 그가 가장 어린 나이에 한림원 대학사가 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 시절, 그는 장원 연회에서 정면 승부를 했다가 성상의 노여움을 사 무명의 서리로 머물러야 했다. 나는 그와 다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그의 뛰어난 학문에 마음을 빼앗겼고, 이후로 날마다 '취덕루'에서 그와 만남을 이어갔다. 그는 주머니가 늘 가벼웠지만 단 한 번도 내가 비용을 부담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아가씨는 금지옥엽 같은 분이시니, 어찌 감히 아가씨께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 누각에서 보낸 시간 동안, 우리는 시를 짓고 문답하며 점점 마음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자객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는 병아리 한 마리도 못 잡을 듯한 연약한 서생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앞을 가로막고 나를 지켜줬다. 그 장면을 본 순간, 나는 마음을 다 주기로 했다. 설령 부모님이 반대하더라도, 나는 그와 혼인하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너무도 단호하자, 부모님은 끝내 물러섰고, 풍족한 혼수까지 마련해주셨다. 그의 집에 시집간 뒤, 나는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가 몰락한 하급 관리에서 한림원의 수장이 되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올랐다.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그날의 '몸을 던진 의협심'조차 미리 짜인 연극이었고, 그가 읊었던 시와 문장들도 모두 대필이었다. 찻집에서 내지른 은전마저 전부 빚으로 끌어다 쓴 돈이었다. 결혼 후에도 나는 내 지참금으로 그의 끝도 없는 빚더미를 메워야 했다. 내가 바친 정성과, 감내한 모든 고통이 결국 이렇게 어이없는 농락이었다니!
하지만 이번 생에서, 나는 다시 태어났다. 그와 처음 만났던 날, 나는 일부러 약속보다 먼저 찻집에 갔다. 그리고 그가 다른 이와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그년? 그냥 개 한 마리지. 날 보고 헌신적으로 빨래나 해주고, 밥이나 해주면 됐지. 내가 걔를 마음에 들어하겠어? 그 집안 권세가 탐났던 것뿐이야."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아직 아버지와 크게 다투기 전이니. 지금의 나는 마음이 너무나도 청명하다. 이번 생에서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부모님을 위해 반드시 이 모든 것을 되갚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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